시간감각을 잃어가시는 어머니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간은 그냥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고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에 얽매여서, 그리고 시간을 굉장히 의식하면서,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절이 바뀌고 나이가 들고.. 또 작게는 요일이 바뀌면서 어떤 날은 일하고 어떤 날은 쉬기도 하고

지금 어머니는 그 시간의 감각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를 일단 제대로 모르신다. 직장을 다니는 분이 아니라서 사실 아주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당연히 달력을 보거나 해서 날짜와 요일은 제대로 인식하셨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시는 것 같다. 두 어달 전만 해도 좋아하시는 티비 드라마 때문에 월, 화 요일은 인식을 해서, 티비를 보셨는데 이제는 그런 것 마저 없으니 더 심해지셨다.

이제 더 나가게 되면 낮밤 구분을 잘 못하시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지금도 잘 주무시는지 걱정인데, 그렇게 되면 더 주무시는게 힘들어지실 것 같다. 지금도 예전같으면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셨을 분이 내가 깨워야 일어나신다. 아침이라는 시간 감각을 자신은 못 느끼는 것이고, 내가 알려주어야 아실 수 있는 것이다. 퇴근도 내가 거의 일정한 시간에 하는 편인데, 요즘은 매일 오늘은 많이 늦었다고 말하신다. 

사실 시간에 얽매여 사는 나로서는,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는 힘들다. 아무튼 모든 면에서 조금 천천히 뭐든지 악화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걸 조절할 수도 없고. 암튼 어머니 편하게 물어보실 때마다 답해주고, 말하면서 현재 시간을 게속 일깨우면서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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